개호지문(改號之文)

잡고(雜稿) 2008. 4. 22. 22:57 Posted by 아현(我峴)

아조에 있으면서 그동안 임시로 잠곡(潛谷)이라 칭하였다. 그러나 이는 본시 나의 호가 아니다. 인조대 대동법의 전국적인 시행을 주창하여 후대 역사가들에게서 실무적인 정치가라 호평을 받고 서인 중에서도 한당을 구성했다고 평가를 받는 김공 휘육이 쓰시던 호이다. 내 잠시 빌려 쓰는 동안 김공의 업적은 오히려 낮추어 버리는 우를 범한 것이 아닌가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어 이리 호를 바꾸게 되었다. 본시 호는 자신과 관련된 지명이나 특정 사건 혹은 기물에서 차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이를 고심고심하던 차에 나의 벗이 지명을 제안해와서 내가 어릴 적부터 은둔하여 지내던 회덕현 서면에 위치한 전민역의 '아리고개'에서 아리의 '아'자를 아(我)로 차용하였고 고개는 현(峴)에서 따와서 아현(我峴)이라 명호하였다.

08.04.22 我峴 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