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과 계급 그리고 연대

잡기(雜記) 2008. 4. 22. 19:37 Posted by 아현(我峴)
김규항의 글을 읽어보다가 계급과 연대에 대한 부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계급이 있지만,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현실사회는 과연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박노자의 글을 보다가 민족과 연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한족(韓族)의 경우에는 최근의 현상에 해당이 되지만, 한족(漢族)의 경우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오던 문제였다. 민족간의 연대는 과연 가능한 것일까.

두 글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결국 모두 하나로 통관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노자도 말했지만, 지금 가장 궁금하기도 하고 의아해 하기도 하는 연구대상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조선공산당원들이다. 조선공산당 당원들은 흔히들 일본제국주의자와 보통 일본인을 당시에 구분할 줄 아는 몇 안되는 인사들 중에 하나였다고 한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우린 일본제국주의자들과 보통 일본인을 구분하지 못한다. 아니 하지 않는다.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민족과 계급을 관통하는 그들의 연대는 민족과 계급을 구분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얼핏보니 일제시대 일본공산당의 당원 중에도 다수의 조선인이 있었다고 하니 그들의 그러한 생각은 지금도 본받을 만하다.

지금의 소수민족의(?) 민족주의자들은 중국당국과 진보적인(혹은 양심적인?, 무엇을 양심적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식인들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무조건 독립만을 생각하고 무장투쟁을 한다면 실현 가능한 것들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을 상대로 어떻게 무력으로 독립하겠다는 것인지. 중국이 바보는 아닐지언데. 오히려 달라이라마의 자치운동은 티베트 국민들을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고 후일을 기약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할지도 모른다. 중국은 그것 자체도 인정하지 않지만 말이다.

민족이 먼저인지 계급이 먼저인지, 대한민국으로 좁혀서 생각하면 학연과 지연이 먼저인지 계급이 먼저인지 고민해 봐야 할 일이다. 유럽이라면 고민하지 않을 일을(하긴 유럽내에도 민족간의 문제는 많이 있지만) 우리는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사회의 현실 아닐까.

08.04.22. 我峴 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