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건양대강의/2012.1학기 2012. 3. 29. 13:21 Posted by 아현(我峴)

설문조사

건양대에서는 작년부터 e-portfolio라는 걸 쓰고 있다. 강의 관련 활동을 여기서 하라는 말이다. 학생도 이것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물론 강의하는 선생님들도. 그런데 활용률이 지극히 떨어지는 듯 하다. 그래서 건양대에서는 당근을 준다. 오늘 "2012학년도 동기유발학기 Portfolio경진대회 합격자 발표"를 했다. 우선 1학년부터 잡아보겠다는 말이것지. 확실한 당근은 역시 돈 제출 자료가 "통장사본(학과, 학번, 연락처 표기)"이다. 돈을 주겠다는 말이다.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e-portfolio에는 강의자료실, 과제공지 및 열람, 우수게시물, 강의Q&A가 있고 마지막에 설문조사와 교수자 자가평가가 있다. 지금 난 이를 활용하지 않아 아무것도 없는데, 유독 하나 작동하는게 있다. "설문조사".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하는 것이니 당연할 수 밖에. 그러나 문제는 설문조사 문항인데, 딱 2개다.

1. 강의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까?

2. 강의 내용을 복습하고 있습니까?

1번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는데, 2번은 도무지 모르겠다. 속칭 "주어"가 없다. 역시 주어의 중요성이....누가 복습한다는 말일까. 학생이 강의 끝나고 복습한다는 말인지. 강의 시간에 이전 강의 내용을 복습한다는 말인지. 처음엔 후자로 생각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전자의 의미도 가능하겠다 싶다. 학생들이 이 수업을 대하는 자세가 무엇인지 선생님들이 보라는 말인가? 도대체 알 수 없다.

 

 

위 사진은 02반, 아래 사진은 03반. 강의 관리를 너무 철저하게 하려고 해서 그런지 3주마다 조사한다. 3주, 6주, 9주, 12주. 벌써 강의는 4주째 들어가고 있는데 난 아직 본격적으로 강의를 하지 않았다. 강의 소개하고 지식채널 보여주며 설명하고, 정치 잡담하다 보니 결국 강의하려고 준비한 ppt는 한번도 설명하지 않았다. 좋은 강의가 아니건만. 뭐 아무튼 그렇다.

위 내용을 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학생들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무엇을 복습한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난 절대(!) 강의 복습은 하지 않는다. 또한 내 강의 내용은 강의실을 떠나 복습할 필요도 없는 내용이다. 그냥 듣고 나가면 끝이다. 머리 속에 무슨 수업을 들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