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본 한국인의 정체성

사편(史片)/근현대사 2011. 1. 17. 17:56 Posted by 아현(我峴)

역사의 거울에 비춰 본 한국인 정체성(김기봉, <한국사학사학보> 21, 2010)

1. 한국사의 구성물로서 한국인 정체성
  * 문제는 사람과 공간 가운데 무엇을 우선적으로 한국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코드로 선택할 것인가로 귀결
  * 나의 뿌리를 공적으로 알리는 기호 = 성씨, 한국인의 성씨는 장소와 사람의 조합으로 구성
  * 한국인의 성씨는 286개, 귀화인의 성씨는 442개
  * 단일민족이라는 매트릭스 - ① 20세기 역사의 경험으로부터 유래 ② 현재의 분단시대를 극복하고 하나의 민족국가를 이룩해야 한다는 미래의 열망이 단일민족의 신화를 믿게 함
  * 이중과제 - 민족주의와 탈민족주의 사이의 논쟁
  * 국사 패러다임은 단일민족임을 기억하게 만드는 과거만을 역사로 서술하고 다른 과거는 망각하는 역사지식의 에피스테메를 형성
  * 왕조시대에서는 국가의 공식역사를 정사(正史)라는 이름으로 편찬했고, 근대의 민족국가 시대에서는 국사로 서술. 정사에서 국사로의 역사담론의 전환→한국사의 주인공으로서 한국인은 누구인가의 정체성의 변화가 함축

2. 왕조시대 정사가 규정한 동이(東夷) 정체성
  * 한 집단의 정체성은 그 주체를 누구로 하여 그들의 역사로 기억하고자 하는 과거의 범주를 어디까지로 설정하느냐로 결정
  * 상상의 공동체로서 중화민족의 역사적 정체성
  * 서로 다른 종족과 문화를 포용하여 화합하지 않았다면 고구려의 제국 경영은 불가능
  * 삼국시대부터 한국인이 있었다고 말하는 것은 시대착오
  * 고려왕조가 전 기간을 통해 국가 제사의 대상이 되었던 역대 왕조 시조는 동명왕과 기자→기자의 유교적 교화로부터 동이족의 문명화가 시작됐다는 의식을 가졌던 근대 이전 우리 조상들에게 기자는 문명인으로서 우리 정체성의 표상
  * 단군이 있었다는 인식은 민간신앙 형태로 전승
  * 원 간섭기 - 동이족이 탈중화적 보편사 가질 수 있는 조건
    ① 동이족의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이 하늘의 통치자 환인의 서자 환웅의 아들인 단군을 시조로 해서 건국됐다는 사실
    ② 혈통적으로는 단군의 자손인 고려인이 기자의 중화문명을 전유함으로써 독자적인 역사적 정체성을 형성했다는 것으로 고려말의 유학자들은 동이족의 개체적 보편성을 확립하고자 함
  * 명이 조선이라는 국호를 선택했다는 사실은 조선이 고조선의 후예라는 점을 공인해줌과 동시에 중국 상고시대의 주나라와 기자조선의 관계를 부활시킨다는 의미
  * 조선초기 지배층에게 고조선의 후예로서 조선은 단군조선과 기자조선의 이중의 정통성을 계승한 왕조로 인식
  * 병자호란 시기 척화파 김상헌과 주화파 최명길의 이념투쟁은 조선의 정체성에 관한 논쟁
  * 척화파 조선 지식인의 정체성은 조선이 아니라 명나라에 근거
  * 성혼에 대한 평가 - 명나라 장수의 뜻을 받들어 왜와 강화를 모색한 선혼은 도의를 지킨 충신
  * 조선중화사상 : 두 번의 국난을 통해 심각하게 훼손당한 조선왕조의 정통성을 회복할 목적으로 청이라는 외부의 적에 대항하여 내부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부정적 통합의 이데올로기에 불과
  * 조선중화사상은 변화하는 현상을 타개하기보다는 기존의 지배질서를 옹호할 목적으로 주자성리학을 화석화, 이에 대한 반작용이 18세기 실학
  * 박지원이 현실과 의리 사이의 불일치를 인식하는 것이 탈중화주의 세계관으로 나아가는 첫걸음
  * 박지원의 재맹아 설화 - 갑자기 눈뜬 맹인이 바로 조선의 지식인들

3. 근대 국사가 만든 한국인 민족정체성
  * 중요한 문제는 중화주의를 해체하고 난 이후 조선의 정체성을 어떻게 재규정하느냐였음, 18세기 실학자들은 중화세계질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세계관을 제시하지 못함
  * 사회현실과 성리학적 신분질서의 모순을 자각한 실학자들에게 구체제와 중화문명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을 받은 것이 서학
  * 개인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코드 가운데 국가와 종교 가운데 무엇이 우선인가. 전근대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중화사상은 일종의 국가종교.
  * 전근대 서구에서는 구교인가 개신교인가가 프랑스인인가 독일인인가보다 더 중요한 정체성의 표식
  * 1908년 6월 17일 <대한매일신보> 史癖生의 투고 - "우리나라 이름은 도대체 무엇인가. 조선인가. 삼한인가. 또는 고구려인가. 아니면 신라인가. 백제인가. 발해인가. 나는 아니라고 말한다. 이는 당시 조정의 대명사일 뿐이다. 조정의 범위는 좁지만, 국가의 범위는 넓고 조정의 운명은 짧지만, 국가의 운명은 길다"
  * 일제 강점기에는 이 같은 국가의 부재를 보상하기 위해 역사로부터 대안을 찾아진 것이 민족이다. 민족주의 정치종교의 성격으로 서술된 것이 역사
  * 신채하고 왕조의 교체를 초월하여 존재하는 민족을 역사의 선험적 주체로 상정하고 썼던 <조선상고사>는 우리역사를 민족의 역사로 규정하는 국사의 효시, 국가가 몸이라면 역사는 정신이라고 주장.

4. 다문화사회의 공화국 시민정체성
  * 오늘날 한국인의 정체성을 민족으로 규정하는 민족주의는 내부와 외부의 이중의 도전에 직면 - 민족이 아닌 국가로 정의해야 한다는 주장, 다문화시대
  *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발전한 세계 유일의 국가
  * 한국사를 국가와 민족이 아닌 문화의 역사로 재구성하는 방안이 하나의 대안으로 모색
  * 우리를 한국인으로 만든 것은 한국문화
  * 한국인이란 누구인가의 정체성은 민족과 같은 혈통이 아니라 문화적 유전자로 해명
  * 데이비드 베레비 - "인간은 서로 비슷한 사람들과 한패가 되는게 아니라 한패가 되고 나서 비슷하다고 판단하는 것"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