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학=민족문화학의 탈신화화

사편(史片)/전통문화 2010. 12. 4. 18:59 Posted by 아현(我峴)

민속학=민족문화학의 탈신화화(남근우, <비교민속학> 40, 2009)

1. 퇴행인가, 전전인가
  * 민족문화의 정체성은 역사적 심도를 지닌 민속의 저편 어딘가에 존재하는 객관적 실체가 아니라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특정한 정치 사회적 맥락에서 필요에 따라 구성하는 것
  * 선동적인 사회교육적 기능, 민족문화에 대한 민속학적 관심의 과잉

2. 단일민족신화의 정치성
  * 손진태의 민족문화학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진 것
  * 해방 이전의 조선민속학과 해방 후의 민족문화학에 대한 꼼꼼한 비교 고찰 필요
  * 모호한 그림자가 민족의 재발견과 연동
  * "조선민족은 우리 주위에 있는 민족의 이주 혼혈에 의하여 구성되었으며, 조선문화는 그러한 이래 민족들의 수래한 문화의 접촉 융합에 의하여 성립된 것"
  * 민족이란 것은 혈액은 물론 정치적 경계와 언어, 풍습, 습관 조차도 초월한 심리적 의식 상의 문제이며 결국 조선민중들의 민족의식은 근대의 대한제국 성립 이후에 점차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주장
  * 조선민족은 '유사 이래로 동일한 혈족'이 한반도와 중국 동북부의 만주를 포함한 '동일한 지역에서' 고인돌과 같은 '동일한 문화'를 영위한 단일 민족으로 '이민족의 혼혈'은 극소수라고 주장
  * 해방 후 손진태가 단일민족설과 민족의식을 강조함으로써 민족을 재발견하고자 한 까닭
    ① 해방 공간의 민족분열, 좌우 대립의 현실을 타개하여 통일민족국가를 수립하기 위한 중도우파적인 정치 이념의 반영
    ② 혼합민족설에서 단일 민족신화로의 전화를 촉발한 내적 요인으로 손진태가 일제 식민지기에 추구한 민족문화론의 존재

3. 또 하나의 민족문화학
  * 손진태의 납북과 함께 유산된 민족문화학이 5~60년대를 대표하는 우파이데올로그 조동탁에 의해 계승
  * 한국문화를 생성의 측면에서 연역적으로 구성한 민족문화론과 이를 존재의 측면에서 향토의 전승자료로서 귀납적으로 입증하려는 향토문화론
  * 시베리아 문화권에서 발생한 한국문화의 토대 위에 중국문화와 인도문화의 물결이 밀려들어옴
  * 3대기초문화
    ① 북부에 있어서 부여를 거쳐 고구려까지는 시베리아문화 + 한문화형
    ② 남부의 삼한을 거쳐 신라문화까지는 시베리아문화 + 인도문화형
    ③ 백제문화는 한문화 + 인도문화형
    ④ 고려문화는 불교문화형
    ⑤ 조선문화는 유교문화형 으로 규정
  * 삼국시대 이전은
    ① 부여+고구려문화는 수렵문화
    ② 마한+백제문화는 도작문화
    ③ 변진+신라문화는 수렵+도작 복합문화

4. 한국기층문화영역론 재고
  * 김규태가 말하는 기층문화는 삼국형성 이전시대에 우리에게 토착화했을 것으로 보이는 문화
  * 동서라인 북쪽이 단오권, 서남부가 추석권, 동남이 단오추석 복합권
  * 한국의 3대 기층문화영역
    ① 북방에서 내려온 밭농사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한반도 북부의 단오권
    ② 남방에서 내려온 논농사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서남부의 추석권
    ③ 전자의 남하와 후자의 동진으로 양자 복합이 이루어지는 동남부의 단오추석 복합권

5. 자생적 민족문화론의 허실
  * 임재해의 이론

6. 동질성과 지속성의 탈신화화
  * 손진태의 민속학 계승 방향
    ① 해방 전의 혼합민족설에 기초한 남북방 문화론을 확대심화
    ② 손진태가 해방공간에서 추구한 단일민족 신화를 이어받은 임재해의 민족문화론
  * 거기서 삶을 영위해온 다종다양한 민족집단을 우리 민족으로 호명하고 소환하려는 원초주의 민족론의 욕망과 상상력 및 그것들로 무장한 작위적 해석에 의해 그들의 문화가 일방적으로 우리문화화한 것 뿐.
  * 북방의 이른바 약속의 땅을 포섭하려는 민족문화의 정체성 찾기, 나아가 그 구체적인 확보 방안까지 마련하려는 자생적 민족문화론의 연구 실천 앞에서 생활 주체들의 실존적 삶을 위한 민속이 그 신화적 이데올로기 수단으로 전락하기 십상
  * 바우징거, "문화적 지속은 문화의 모든 단계에 존재하는데, 그것은 사실로서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의식 속에서도 존재하고 있다"
  * 일반화된 민속의 지속성 논의는 "문화의 역사적 고찰에서 도출된 결론이라기 보다는 현재와 원초적 과거를 직접 연결하려는 연구자의 의식에서 나온, 선험적인 해석을 위한 장치"에 불과
  * '외피는 변해도 본질은 불변'이라는 지속성의 신화를 해체하고, 민속의 사회문화적 콘텍스트와 함께 그 현상 형태나 공간, 주체, 기능 따위의 '여러 요소들이 상호 관련한' 역사과정을 중시해야 함.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