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도를 잡은 의병(義兵)

사편(史片)/조선시대 2010. 10. 26. 17:10 Posted by 아현(我峴)
* 행영광군수의 첩보

본군 홍농면의 이현숙이 의병을 많이 조발하여 동학의 괴수인 송문수를 잡아내 머리를 베어 가져와 바치고 남은 무리 10여명도 잡아왔습니다. 성을 지키고 있으나 형세가 고립되고 힘이 부족하여 불이 닥친 듯이 급박합니다. 우선 병정 200명을 발송하여 내일 오전에 본읍에 도달하여 힘을 합쳐 조처할 수 있도록 상의하여 처분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첩보를 올리니 삼가 청하옵건대 살펴서 시행하옵소서. 첩보를 올린대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과 같은 첩보는 순무영에 올립니다.

개국503년 12월 3일 술시 행군수 윤0

-----------------------------------------------------------

* 행영광군수의 첩보에 대한 순무영의 답변

이현숙이 의리를 내세워 괴수의 목을 벤 일은 듣건대 매우 가상하고 감탄스럽다. 마땅히 전보하여 격려할 것이거니와, 우선 본진의 별군관을 차정하여 분발 권장하게 해서 마무리까지 잘하는 보람을 얻도록 하고, 병정을 조발하는 일은 지금 바야흐로 사창의 유진에 영칙하도록 할 것

5일 오시 장성읍에서 양호순무선봉.

-----------------------------------------------------------

위 두 문서는 동학농민혁명 당시에 동학을 토벌하던 조선군의 공문이다. 고려대 도서관에 소장된 <선봉진정보첩>이라는 책에 있는 공문이다. 첫번째는 영광군수가 토벌조선군 최고사령관은 순무영에 보낸 공문인데, 특이한 점은 영광군 홍농면에 살고 있던 이현숙이라는 사람이 의병을 일으켜서 동학도였던 송문수를 잡아 머리를 배어 영광군에 보내왔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이에 대하여 순무영에서는 이현숙의 행동을 가상하게 여기고 순무영의 별군관으로 관직을 제수한다는 것이다.

보통 의병이라고 하면 임진왜란 때 일본군에 맞서던 의병이나 개항기~대한제국 당시에 일어났던 의병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대체 동학농민혁명 때 동학군에 맞서 일어났던 의병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의병에 대한 연구 중에서 아직까지 동학농민혁명 당시 일어난 의병을 연구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어쩌랴. 자료에는 남아 있는 걸.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