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차 강의(한국의 전통문화)

건양대강의/2010.2학기 2010. 10. 5. 20:43 Posted by 아현(我峴)

6주차 - 한국의 전통문화

지난 시간에는 전통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이번시간에는 전통의 특성에 대해서 살펴볼 것입니다. 1시간 동안 동영상을 시청하였습니다.

KBS 인사이트 아시아, 누들로드 : 제4편 아시아의 부엌을 잇다.

우리의 전통음식들은 어떠한 연원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가 먹는 음식은 언제부터 한반도에 살던 사람들이 먹었을까. 동영상에서는 아시아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음식문화에 대하여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국수를 대개 실크로드 지역에서 유래하여 중국으로 전해졌다는 것이 현재 정설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국수는 밀을 많이 경작하고 있는 지역에서 많이 발달하였습니다. 그러나 국수는 밀가루를 통해서만 가능한 단점이 있었습니다. 쌀가루나 메밀가루로는 만들기 힘들었습니다. 찰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밀가루가 많이 나는 지역이라 하더라도 수타면 같은 형태는 토양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밀가루에 알카리성 물이 혼합되면 밀가루의 점성은 더욱 늘어나 쉽게 국수가락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국수는 지역의 토양이 알카리성인 지역에서 많이 발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국수의 매력은 상당히 강력했던지, 밀이 자라지 않은 지역에서도 쌀가루나 메밀가루로 국수를 만들어 먹고자 하는 욕구를 강하게 드러러내었습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압축기라는 도구의 이용입니다.

밀이 경작되지 않은 산간의 경우 대개는 메밀을 심어 주식으로 삼았습니다. 부탄의 경우 메밀가루를 압출기에 널어 가락을 뽑아내었는데 그것을 푸타라 불렀습니다. 한국에도 메밀가구를 이용한 국수가 지금도 강원도에 전혀지고 있습니다. 강원도에서 메밀국수를 뽑아낼때 부탄과 마찬가지로 압출기를 사용했는데, 크기는 다르지만 원리는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경우 메밀가루를 활용한 다른 음식이 있는데 다름아닌 냉명입니다. 메밀국수는 따뜻한 국물을 넣어 먹지만, 냉면은 반대로 동치미 국물에 넣어먹는 것이 특징이죠. 한반도 남쪽에 대개 메밀국수라면 한반도 북쪽에서는 주로 냉면을 먹었습니다. 지형적인 특징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죠. 일본에도 메밀을 이용한 국수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소바라는 것이 바로 메밀국수입니다. 도쿄 주변에는 주로 메밀밭이 많아서 도쿄 시내를 중심으로 소바집이 대대로 이어져 지금도 전해진다고 합니다.

메밀가구를 이용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원리는 같죠. 바로 압출기를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한국의 전통음식이라고 한다면 메밀국수와 냉면 등을 말할 수 있지만, 그 전통이 바로 한국의 고유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본래 국수 자체가 그러한 것이죠. 많은 나라에서 국수를 먹고 있지만, 모두 각 지역마다 그 특성은 제각각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이탈리아나 파스타나 중국의 국수는 모두 밀가루를 가락 형태로 뽑아낸다는 원리는 같지만, 그것을 활용하여 음식을 제조한다는 사실은 다릅니다. 그러므로 각 지역의 전통적 특색이라고 한다면 그 제조방법이 지역의 환경에 맞추어 적응된다는 점을 특징지어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냉면이나 메밀국수가 한국의 전통음식이라고 한다면, 왜 메밀가루로 국수를 만드는데 그와같은 형태로 음식이 만들어지는지, 같은 메밀가루를 이용하지만 일본의 소바와는 어떠한 형태에서 다른점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것을 한국이라는 환경에 맞추어 설명할 수 있어야 진정한 한국 음식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합니다.

* 지식채널e
- 385 :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음식, 라면

라면에 대한 기원은 몇가지 설이 존재하지만 대개 일본에서 유래되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현재 라면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는 일본이 아니라 한국입니다. 한국의 세계 최대의 라면 소비국이 된데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었죠.

한국에서는 대개 벼와 보리 농사를 지었습니다. 보리는 초겨울에 심어 이듬해 늦봄에 수확하였고, 벼는 초여름에 심어 늦가을에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벼는 수확이 많았으나 보리는 그렇게 많지 않았고, 벼를 수확할 때까지 보리로 그 기간을 모두 연명할 수가 없었습니다. 소위 보리고개란 이 기간을 지칭하는 말인데, 조선후기에는 대체로 구황작물(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을 통하여 먹을거리를 대체하였습니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끝난 이후에는 모든 것이 황폐화되어 있어서 먹을 것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보리도 쉽게 구할 수 없었죠. 그 기간에 먹을 것을 대체한 것이 바로 미국에서 제공된 밀가루였습니다. 그리고 그 밀가루로 요리해 먹었던 음식이 바로 수제비와 라면이었습니다. 라면의 경우 한국에서는 만들어 먹지 않았으나 일본에서 제조법이 들어오면서 미국에서 제공된 밀가루로 손쉽게 음식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때에야 보리고개라는 기간이 한국에서 사라졌습니다. 보리고개가 없어진 건 한국의 역사에서 불과 40년전이었으니 그 사이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고 할 수 있죠.

그러면 이 라면은 대체 누구의 음식일까요. 만들어진 것은 일본이지만, 주된 소비는 한국에서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라면이 일본음식이라고 할테고, 한국에서는 라면이 한국음식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실상 라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일본라면과 한국라면은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일본라면는 대개 수제식입니다. 인스턴트보다 수제식 라면이 주로 소비가 되는 반면에, 한국라면은 수제식은 거의 없고 단지 인스턴트라면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러므로 라면의 국적을 굳이 "라면"이라는 이름으로 따질 이유는 사라지게 됩니다. 같은 라면이라고 하여도 한국과 일본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라면은 어느나라의 음식인가라는 질문은 아무 의미가 없는 질문이 되어 버립니다. 도리어 중요한 것은 한국식라면과 일본식라면은 각기 어떻게 발전하고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는가에 있을 것입니다.

김치의 경우가 그렇고, 인삼이 경우도 그러하죠. 김치는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만들어 먹습니다. 그러나 한국식 김치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일본식 김치는 한국의 그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굳이 김치의 국적을 따지는 것보다, 둘 사이의 차이를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이 더 중요해집니다. 인삼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인삼은 중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심지어 미국에서도 재배됩니다. 그러나 같은 인삼이라고 하더라도 중국인삼과 한국인삼은 그 효험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인삼은 그에 한참 미치지 못함이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기에, 인삼은 어느나라 약재인가가 중요한 것이지, 인삼은 한국의 약재라고 고집할 이유는 없어집니다. 한국의 고려인삼이 전세계 인삼 중에서 가장 뛰어난 약재임을 인식하면 그뿐입니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대개 전통 중에서도 전통음식은 그 지역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김치도 그러하고 인삼도 그러하듯 한반도의 토양에서 재배되고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음식을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한 전통음식의 결정 요인이 됩니다. 그 사실을 잘 알게 된다면 같은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한번도 그 특성에 대해서 고민해 볼 필요가 생깁니다.

* 전통문화의 여러 갈래

전통은 전해져 내려온 문화와 습속을 지칭합니다. 이 정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전해져 내려왔다"는 사실이죠. 즉 그 문화와 습속에는 하나의 역사가 담겨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에 착안하여 세가지의 전혀 다른 의미의 전통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실제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둘째는 외래 문화가 유입되어 내재화된 전통, 셋째는 끊어진 문화와 습속을 다시 이어 전하려는 전통입니다. 그러면 실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전통은 무엇을 지칭하는 것일까요.

이하는 다음주에....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