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병합

사편(史片)/고대사 2010. 4. 10. 11:27 Posted by 아현(我峴)
17세기에 살았던 유형원(1622~1673)의 반계수록이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반계수록] 권12 敎選攷設 下, 本國選擧制附를 보면

按本國在箕子 設敎八條之時 其選衆用賢 必有簡實之法 而上焉無徵 逮至三國 日事侵爭荒蒙 無足論然 其大槩選人以騎射 用人以材略戰功 新羅幷合後至元聖王 始定讀書出身之法

내가 보건대, 우리나라에 기자가 있어서 8조를 가르쳐 반포할 때에 대중에서 사람을 뽑고 어진 사람을 사용함에는 반드시 간략하고 진실된 법이 있다. 그러나 옛부터 징명할 것이 없고 삼국에 내려와서는 날마다 전쟁으로 혼란하고 어두워서 논할 만한 것이 없다. 그리하여 대략 사람을 뽑을 때에는 말타기와 활쏘기로 하고 사람을 쓸 때에는 재략과 전쟁의 공로로 하였다. 신라가 병합한 이후 원성왕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독서로써 사람을 뽑는 법이 정해졌다.

위 내용은 유형원이 보기에 과거제의 시초로 생각된 통일신라시기 원성왕대의 제도인 "독서삼품제"를 설명한 내용이다. 그런데 나의 눈은 독서삼품보다는 "신라병합"이라는 말에 꽂혔다. 우리가 생각하듯 삼국통일이 아니라 신라가 병합했다고 그는 생각했던 것이다. 아마 더 찾아보면 많이 있을 듯하다. 물론 고조선에 대한 내용도 보면 단군보다는 역시 기자가 우선한다. 아무튼 17세기 조선사람들은 삼국이 통일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듯.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