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질

잡기(雜記) 2018. 12. 24. 16:27 Posted by 아현(我峴)


모든 강의가 끝나고 모처럼 수업 준비를 안하던 한주

싸구려 역사지식으로 강의해서 번 돈으로 참나무 20t을 샀다. 여느 농촌 처럼 나무보일러로 난방을 하기 때문에 얼마되지 않은 강사료를 나무 사는데 쓴다. 나무가 너무 크다보니 기계톱으로 잘라야 하고 도끼로 쪼개야 보일러에 넣을 수 있다. 이 일을 매년 겨울 반복한다.

주중에서는 학교에서 교수님 소리 들으며 지내지만 주말에는 집에서 농사일을 한다. 배추 뽑고 은행나무 올라가 털고 지금은 도끼질을 한다. 주말에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다. 물론 공부도 거의 안한다. 박사논문을 쓰고 나서도 이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주중에 해야하는 원고 작성이나 보고서 쓰는 일은 더 많아지고 주말의 농사일은 거의 줄지 않았다.

오늘부터 계절학기 때문에 다시 서울행이 시작되었다. 무려 일주일에 3일을 가야한다. 계절학기는 쉬엄쉬엄해야겠다. 30대의 마지막을 그렇게 보내고 있다. 내 소원은 혼자 1박2일 놀러가는 건데. 가고싶다. 정말.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