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서 벗어나기

잡기(雜記) 2018. 9. 10. 17:48 Posted by 아현(我峴)


이 학교에 들어온지 무려 15년에 학생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학교에 신분이 있다는 사실은 명칭을 보면 알 수 있다. 학생은 학생증이고 시간강사는 신분증이다. 즉 시간강사는 대학의 신분구조 내에 있다.

저 신분증의 유효기간은 알 수 없다. 학생증이야 논문을 제출하면 끝이지만, 신분증은 그렇지 않다. 나도 오래 쓰기를 바란다. 아니 더 높은 신분의 신분증으로 갈아타기를 바라는게 정확한 속마음일 것이다.

오늘 강의 시간에 내 삶의 행복에 대해 잠깐 이야기 했는데 말을 내뱉고 내심 괜히 말했다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에게 해 줄 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건 그냥 내 삶일 뿐인데, 그걸 강요한 듯한 인상이 들었다. 자기 행복은 자기 삶 속에 답이 있는 건데 내 삶이 학생들의 행복일 수 있다고 말한 것 같다. 아무튼 입이 방정이다. 자중해야지.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