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잡기(雜記) 2017. 4. 14. 18:49 Posted by 아현(我峴)


예전에 내 연구실은 이렇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부가 일이 되어버렸다.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이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나이가 지나면서

조금씩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끔 일이 치이게 되면 다 포기하고 저러고 잔다

그러다 정신차리면 마감에 겨우 맞추고 일을 한다


그나마 역사 공부에 재미를 느끼는 건 강의 시간에 실컷 하고 싶은 말을 하거나

수업과는 전혀 관련 없는 과제를 학생에게 제시하고 그걸 받을 때 아닐까 싶다

유일하게 역사가 재미있다고 느껴질때다.


내가 정하지 않은, 박사학위논문 주제인 장용영은 정말 재미없다


"정조는 나쁜놈, 나라를 정조가 말아먹었어" 이렇게 쓰고 있다

그래야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게 조금 재미있게 느껴질 듯 하다


공부는 재미있으라고 하는 거다.

재미없다면 공부 자체를 시작하지 않는게 낫다


책상에 닥지닥지붙은 서류들을 보면....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싶다

아무튼 피곤하다


그나마 강의가 재미있다고 느꼈는데....

뭐 이미 두 곳은 짤렸고....

유일하게 강의를 나가는 2곳 모두....조만간 관두지 않을까 싶다.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다....차라리 그게 나을 지도

다른 곳을 미리 좀 알아봐야겠다

먹고 살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한국에서 역사로 먹고사는 건 참 힘든 일이다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