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내 연구실은 이렇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부가 일이 되어버렸다.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이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나이가 지나면서
조금씩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끔 일이 치이게 되면 다 포기하고 저러고 잔다
그러다 정신차리면 마감에 겨우 맞추고 일을 한다
그나마 역사 공부에 재미를 느끼는 건 강의 시간에 실컷 하고 싶은 말을 하거나
수업과는 전혀 관련 없는 과제를 학생에게 제시하고 그걸 받을 때 아닐까 싶다
유일하게 역사가 재미있다고 느껴질때다.
내가 정하지 않은, 박사학위논문 주제인 장용영은 정말 재미없다
"정조는 나쁜놈, 나라를 정조가 말아먹었어" 이렇게 쓰고 있다
그래야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게 조금 재미있게 느껴질 듯 하다
공부는 재미있으라고 하는 거다.
재미없다면 공부 자체를 시작하지 않는게 낫다
책상에 닥지닥지붙은 서류들을 보면....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싶다
아무튼 피곤하다
그나마 강의가 재미있다고 느꼈는데....
뭐 이미 두 곳은 짤렸고....
유일하게 강의를 나가는 2곳 모두....조만간 관두지 않을까 싶다.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다....차라리 그게 나을 지도
다른 곳을 미리 좀 알아봐야겠다
먹고 살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한국에서 역사로 먹고사는 건 참 힘든 일이다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