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

잡기(雜記) 2016. 6. 23. 11:13 Posted by 아현(我峴)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인데, 기말고사 답안지에 가장 많이 쓰인 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요즘엔 인터넷이 발달되어 있어서 그나마 이 말을 신채호가 아닌 2차대전 당시 영국 수상 처칠이 한 말이라는 것 쯤은 알고 있을 듯 싶다. 아직도 신채호가 썼다고 아는 학생이 많다.

 

처칠이 1차 대전 때 독일이 영국에게 졌는데 히틀러가 동유럽을 잠식하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우리한테 지려고 그러냐는 의미로 한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상하게 이걸 민족주의적 관점으로 해석한다.

 

방법은 두 가진데

 

하나는 이를테면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이 말을 잘 한다. 반성하라는 말이지. 씨알도 안 먹히지만

 

다른 하나는 우리 자신보고 하는 말이다. 아픈 우리의 역사를 잊지 말자. 뭐 그런 의미로.

 

정작 이 말을 한 처칠은 두 가지 의미로 쓴게 전혀 아니었는데. 뭐 처칠은 돌아가셨으니. 그가 한 말을 멋대로 해석하는 건 우리 자유지 뭐.

 

아무튼 난 이 말 싫어한다.

 

역사를 잊어도 미래는 온다. 일본 봐. 잘 나가잖아. 그렇게 바라는 건 우리의 희망일 뿐이지.

 

문제는 민족이 아니야. 우리 자신이지. 바로 너 말이다.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