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입놀림의 가벼움

잡기(雜記) 2016. 6. 19. 15:39 Posted by 아현(我峴)

참을 수 없는 입놀림의 가벼움


신문기사 보고 글을 쓴다...."참을 수 없는 인문학의 가벼움"


물론 대강 알겠지만..어쩌다 어른의 프로그램에 나온 강사 이야기다.

장승업 그림인줄 잘못 알고 열강하신 그분.

그런데 그걸 우선 황당한 강의로 규정해 놓고

한국 인문학의 현실에 대해 비판하신다.


한국에서 인문학이 인문학 다운 대접을 받은 적이 있었는지 묻고 싶다.

그런 분들을 인문학 강사라고 불러 놓고 말하라고 한 자들이 누구일까.

우선 대중들이 원했다고 하지 말자.

대중이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가리킨다. 목적 의식을 지니지 않고 단지

누가 말해주면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대중은 절대 능동적이지 않다.

그런데 대중이 문제란다. 대중은 정답을 원하기 때문에

정답을 콕 찍어서 짚어주는 그런 인문학 강사들이 등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기사에서 말하지 않는 것이 있다.

미디어를 수용하는 대중은 단지 소비자에 불과하며

그런 대중을 위해서 인문학을 소비할 수 있도록 강사를 불러들인 것은 바로 미디어 자신이다.

설00도 그렇도 최00도 그렇고 다 학원강사를 배경으로 성장한 분들이다.

학원강사와 대학강사의 다른 점은

학원강사는 수강생이 많으면 많을 수록 수입이 늘어나지만

대학강사는 수강생이 많다고 강사료를 더 많이 주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대학강사는 강의가 재미없어도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하지만

(물론 최근 강의평가라는 것 때문에 강사들이 꽤 신경쓰기는 한다)

학원강사는 우선 재미가 없으면 학생들이 강의를 신청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강의 스킬이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본래 인문학은 정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하는 학문이다.

문학도, 철학도, 역사도 마찬가지다.

특히 역사가 문제인데, 어떻게 과거에 정답이 있을까....

강의 한달간 내가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는 말을 지속적으로 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역사는 스스로 과거에 질문해 보고 스스로 그것을 해석하는 학문이다.

그러므로 해석의 자유가 있어야 하는데....뭐 어디 역사에 그런게 어딧어.... 그냥 외우는 거지


설00이 최근 세종과 훈민정음에 대한 강연을 봤는데

솔직히 가관이었다. 고등학교 교과서의 틀을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

그건 인문학이 아니다. 그냥 학원 강의지.

전국민을 상대로 하는 학원 강의.


장담하건데, 역사에 관한한 우리는 단 한번도 인문학적 사고를 배워본 적이 없다.

문학과 철학이 그나마 조금 낫다면 역사는 정말 최악이다.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수능과목에서 한국사를 빼는 것.

다른 하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폐지하는 것.

(물론 이거 폐지하면 실업자 될 분들은 많을 것이다. 근데 어쩌랴)


두 가지가 가능하다면 역사적 상상력과 인문학적 사고를 역사라는 과목을 통해

배워볼 수 있을 것이다.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