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대학의 자화상

잡기(雜記) 2016. 5. 8. 23:27 Posted by 아현(我峴)

<진격의 대학교>에서 의미있는 말들


1장. 취업사관학교


* 지금의 대학이 강조하는 것은 정답이 존재하는 취업 매뉴얼이다.

* 잃어버리는 것은 사색

  - 사색을 근본으로 하는 학문이 취업에 필요없다는 이유로 사라졌다는 것

  - 취업에 필요한 강좌가 우선적으로 개설되어 강좌의 다양성이 사라졌다는 것

* 사색의 포기는 대학이 적극적으로 유도한 것이다

* 인문학의 위기는 돈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시장 가치로만 판단하려는 풍토에 인문학 자체가 희생당한다는데 있다.

* 칸트는 순수학문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대중성을 확보할 수 없으며 그래서 오히려 가치가 있음을 역설한다.

* 취업활동에 적극적인 동아리는 학교로부터 묘하게 특혜를 받는다

* 무감(無感)은 그 나마 예의를 차려준 반응이다. 무시는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 <대학은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에서 말하는 대학교육의 효과

  1.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은 고등학교까지만 다닌 사람보다 아는 것이 더 많고 정보를 더 능숙하게 습득한다.

  2. 대학생은 더 추상적, 비판적, 복합적, 반성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

  3. 대학에 다니면 도덕적 문제를 판단할 때 원칙에 따른 추론을 거치는 빈도가 통계적으로 확실히 증가한다.

* 지금 대학이 제공하는 정보(1)는 무감의 정신(2)과 각자도생의 가치(3)를 지향한다.

* 하지만 대학은 대학생들이 비판적, 추론적 사고로 정신을 무장하는 것, 즉 정신세계를 넓히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 현재 대학의 변화는 그 어떤 효용도 없다.


2장. 대학이 영어를 숭배할 때


* 영어는 어릴 때부터 누적된 투자의 결과다

* 어학연수 경험은 대기업 취업 확률을 무려 49% 높여주고 평균 7% 정도의 임금 상승을 보장

* 대학은 어떤 모습들을 교육 기획의 불평등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사실상 돈이 개인의 교육적 관심과 그 결과를 지배하는 것을 대학은 비판할 생각이 없다. 그저 개인의 팔자 정도로 치부한다.

* 대학교육 시스템 자체가 매우 비효율적이다

* 대학은 상류층이 계속 상류층으로 살 수 있는 정당성을 제공하는 기관으로 기능하게 된다.

* 영어 특기자 전형 시험 .... 대학은 이들이 수준 낮은 영어 강의를 들으며 학점 관리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이들에게 교환학생 자격을 부여한다. 대기업 입사를 위한 완전체로 길러내는 것이다. 취업률 상승을 보장해줄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은 매우 효율적으로 학생 수급전략인 셈이다.

* 태생적으로 영어를 잘하는 학생은 .... 성실하고 똑똑하고 시간관리가 철저하다는 수식어로 자신을 포장할 수 있고, 성적의 향상 곡선을 도전정신과 성취감을 테마로 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 대학 본연의 기능이 무의미해지면서 영어는 그거라도 잘해야 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 개인의 선택은 합리적이지만 그 선택들이 모여 만들어진 사회는 비합리적인 경우가 많다

* 한국에서 도구여야 할 영어가 그 자체로 목적이 되었다

* 유럽의 여러 나라는 고교 졸업 시험이 제도화되어 있다 .... 그리고 대학은 졸업시험을 통과한 학생들을 알아서 선발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한국은 초중고 교육이 대학의 눈치를 보는 구조로 되어 있다

* 대학이 사회의 교육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은 대학이 사회의 교육적 가치를 올바른 쪽으로 이동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우스꽝스러운 대학 현장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탄탄한 구조에 바탕을 둔 무시무시한 시대적 산물이다 .. 대학의 기업화는 대학의 시대정신이 되었다


3장. 대학은 완전한 기업이다


* 그런 의지가 세상에 알려져야만 대학은 기업상을 대학총장은 CEO상을 받을 수 있다. 대학과 기업, 총장과 CEO는 어색한 조합일 수 있지만, 지금은 명예를 상징하기도 한다.

* 정치학자 배로는 대학 기업화를 이데올로기적 권력을 정복하려는 기획된 계급장치적 프로그램이라고 불렀다.

* 할당제는 대학에서 삼성에 반대하는 일을 철저히 금지시킨다

* 자본과 가장 무관한 삶을 살았던 성인의 이름 앞에 대기업의 이름이 붙는다 : 서강대의 포스코 프란치스코관

* 기업을 하는데 인문학은 쓸모 없다고 주장한 기업 이름에 인문이 붙는다 : 서울대의 두산인문관

* 외부 자본이 대학으로 들어오면 대학은 필연적으로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 지배당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피지배자들은 그렇게 탄생한다

* 철학자 마이클 샌덜은 경제적 불평등은 시민적 덕성을 부식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경제적 불평등은 필연적으로 공감 능력을 떨어뜨린다.

* 자본은 편리함을 준다. 하지만 그 때문에 자본으로부터 탈출하기는 어렵다. 자본의 논리에 포섭되는 셈이다. 언제부턴가 시험기간에 야식 행사가 총학생회의 중요한 사업이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어느 대학은 총장이 준다. 한편 전기 아끼려고 연휴기간에 도서관의 문을 닫는다.

* 연세대에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글귀가 돌에 새겨져 있다. 차라리 '자본이 너희를 자유럽게 하리라'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 정부는 자본을 전혀 감시하지 않는다

* 평가기준에 대한 성찰없는 대학의 문제점

  1. 구성원들의 생각이 완벽히 통제된다

  2. 상식이 파괴된다

  3. 대학 서열화가 강화된다

  4. 평가에 물든 대학은 내부 구성원 관리가 굉장히 거칠어진다

  5. 평가가 일상화되며 내부 공동체를 파괴한다.


4장. 죽은 시민을 만들어내는 대학


* 비판적 사고와 합리적 의사결정 능력을 가진 상태에서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공적 정책에 참여하는 사람으로 대중과 구별되는 자 → 시민의 정의

* 개인을 사회 속의 존재로 보는 관점에서 출발

* 상대평가는 논리를 구조적으로 거세할 확률이 높다

* 외운 것만으로 정직하게 점수를 받는 노력한 만큼 성과가 보장되는 강의가 학생들에게 좋은 강의가 된다.

* 주제에 대한 분석력과 사고의 논리적 전개를 요구하는 문제를 출제하는 강의는 이제 나쁜 강의가 된다.

* 강의평가에 신경써야 하는 시간강사는 도리가 없다

* 대학은 시장사회의 논리가 민주주의가 되는 놀라운 곳이다

* 대학에서는 태초에 자본주의가 있었고 인간은 자본주의에 적응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가르치고 있다.

* 대학은 이제 탈정치를 넘어 반정치를 추구한다

* 대학 입장에서 정치는 깨끗하지 않은 것이다

* 대학 언론도 사망했다

* 대학생에게 괴물과 노예가 되라는 내용이 상당수의 대학신문이다

* 정치의 본뜻과 상관없이 비판하는 사람=정치적 인간이다

* 교수 집단에는 엘리트 코스를 거친 사람들 특유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 종의 다양성을 줄이는 대학의 진격은 필연적으로 구성원들의 생각을 공동화한다

* 대학은 전혀 컬러풀하지 않다. 완벽하게 맥도널드화되어 버렸다

* 맥도널드화는 효율성이 사회를 어떻게 지배하는지를 설명하는 사회학자 조지 리처의 개념이다

* 교육은 개인이 공적인 것의 가치에 대한 의식을 함양하는 수단이다. 대학은 그 교육의 정점에 있는 기관이다. 한국의 대학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얼마나 중요하게 다루고 있을까

*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민주주의는 문제점에서나 보는 단어일 뿐이다. 그들이 실제 경험하는 민주주의는 투표에 불과하다

* 멍청한 공교육으로는 모자라 엄청난 돈을 들여 한심한 사교육으로까지 무장하니 그 강도가 엄청나다

* 무감을 만들어내고 영어를 숭배하고 돈만 되면 무엇이든 하고 비판을 무의미한 것으로 간주하는 대학에는 고통을 고통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는 주술만 가득하다


오찬호, <진격의 대학교>, 문학동네, 2015. 글 정리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