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는 한국전쟁의 영웅인가

사편(史片)/근현대사 2009. 6. 13. 22:58 Posted by 아현(我峴)
그동안 우리는 맥아더를 한국전쟁의 영웅으로 당연시 해 오고 있었습니다. 인천의 자유공원에 세워진 맥아더의 동상만 보아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전쟁을 다룬 저서에서도 맥아더는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맥아더를 다시 보아야 하는 이유는 그가 퇴임하게된 그 지점에서 의문점이 남기 때문일 것입니다. 맥아더는 다음과 같은 회고록을 남겼습니다.

"나는 만주의 숨통을 따라 30~50발의 원자폭탄을 줄줄이 던졌을 것이다. 그리고 50만에 달하는 중국 국부군을 압록강에 투입하고 우리의 뒤편인 동해에서 서해까지 60년 내지 120년 동안 효력이 유지되는 방사성 코발트를 뿌렸을 것이다"

만주폭격과 관련된 맥아더의 회고록 내용입니다.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면 당연히 말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그는 한국인이 아니라 미국인이며, 미국인인 그의 계획에 따라 위와 같은 내용의 핵포격이 이루어진다면 피해자는 당연히 한반도에 살고있는 한국인들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맥아더를 인천상륙작전의 영웅으로 기억하고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은 외국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높게 평가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회고록의 내용은 한국전쟁 당시에서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트루먼에 의해서 해임을 당하는 것이죠

90년대 후반 인천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맥아더가 인천을 대표하는 역사인물 1위였다고 합니다. 70년대에는 맥아더를 신으로 모신 무당이 맥아더 동상에 양담배를 바치다가 단속반에 걸리기도 했답니다. 맥아더에 대한 숭배(숭상이 아닌!)는 일반 사람에게만 해당하지 않고 정치인에게도 있었는데, 이승만이 하야하고 나서 이를 서러워하는 사람들이 맥아더 동상에 헌화를 했다기도 하네요.

한국과 미국의 맥아더에 대한 평가를 다르다고 합니다. 한국은 맹목적인데 반하여 미국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한때는 미국의 카이사르라고 평가받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트루먼의 생각과 같이 "70대의 5성장군이 19살의 소위같이 하고 다닌다"고 하면서 그의 행동에 대해서 여전히 못마땅해 하고 독선적이며 이기적인 기회주의적이고 자아도취적인 소아병 환자처럼 기억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역사학자들도 맥아더는 한국전쟁 당시 그의 제왕적인 태도와 국제정세에 대한 빈약한 판단력 때문에 트루먼에 의해 강제 퇴임당했다고 평가합니다.

맥아더가 한국에서 추앙을 받는 것은 다름이 아닌 한국을 공산화되는 위기에서 구해주었다는 반공적인 시각에 전반적인 시대의 흐름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그러한 시대는 지나가고 있으니 마땅히 맥아더에 대한 시각도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맥아더는 McArthur라고 쓰죠. 본래 발음은 매카서가 되는데 왜 맥아더가 되었을까요.

출처 : 서중석,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웅진지식하우스, 2005.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