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선생문집(서찬규)

논산지역 2014. 5. 3. 00:26 Posted by 아현(我峴)

서찬규(徐贊奎, 1825~1905), <임재선생문집(臨齋先生文集)>, 권10, 잡저, 기행.

 

1861년(신유년) 4월 8일

 

八日 發程至恩津 觀燭寺 觀所謂彌勒佛三同石 身 長五十五尺餘 圍三十尺 塗飾以黃金紫銀 成於高 麗 光宗卄年庚午 甚矣 前朝之尙佛也 行五里許 到論山 野浦溝洫間 漁舶多往來 盖以潮汐爲乘便出 入少休憇而觀潮 過扶餘邑 渡窺巖津 江山依舊 而 伯氣收空 千年往蹟 蒼茫問無處矣

 

맑음.
10여 리를 가서 사평(沙坪)에서 아침을 먹었다. 5리를 돌아가서 은진의 관촉사에 도착하였다. 미륵불이라고 하는 것을 보았는데, 세 구의 돌로 된 몸체가 길이는 55자 남짓이고 둘레는 30여 자인데, 황금과 붉은 빛이 도는 은으로 도금하였다. 고려 광종(光宗) 20년 경오년에 만들었으니, 전 왕조에서 부처를 숭상함이 심하였다. 5리 쯤 가서 논산에 닿았다. 들에 있는 갯가와 물길에 어선들이 많이 왕래하였다. 이것은 조수(潮水)가 드나드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잠시 쉬면서 조수가 나가는 것을 구경하였다. 다시 10여 리를 가서 석성(石城)을 지나 주암(朱岩)의 주막에서 점심을 먹었다. 20여 리를 가서 부여읍을 지나 규암진(窺岩津)을 건넜다. 강산은 옛날 그대로인데 계백(階伯)의 기상은 없어졌으니, 천 년의 지난 자취가 아득하여 물어볼 곳이 없구나. 5리쯤을 더 가서 잤다.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