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번째 논문
조선후기 의주부의 전정운영과 방세급대(<한국사학보> 50호, 2013년 2월)
목차
1. 머리말
2. 의주부의 防稅給代 시행과 운영
3. 급대 운영의 한계와 정부의 대응
4. 威化島 개간문제와 防稅의 유지
5. 맺음말
의주부의 지방재정은 정부와의 정치경제적 관계 속에서 형성되었다. 명청 교체 이후 대청 관계 속에서 대청무역에 참여하거나 조선과 청 사행을 접대하는 일은 모두 의주부의 역할이었다. 그 역할은 재정지출로 나타났고 정부를 대신하여 의주부가 부담해야 할 몫이었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형성된 의주부의 재정운영은 다른 지역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특히 본 연구에서 살펴본 田政운영은 독특한 운영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경작민에 대한 免稅와 의주부의 防稅가 그것이다. 호란 이후 재정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의주부는 무역수입으로 재정을 운영했고 전정운영은 모민 정책에 초점이 두어졌다. 그 결과 의주부는 방세정책을 자체적으로 시행하게 되었다. 정부의 정책이 아니었으므로 의주부는 축동답을 통해 그 수입으로 면세분을 급대했다. 즉 의주부의 방세급대는 정부의 묵인하에 시행된 모민 정책이었던 것이다.
방세정책은 정부의 후시 불허 방침으로 위기를 맞았다. 정부가 보기에 의주부의 정책은 잘못된 관례였고 의주부의 복잡한 전정운영을 하나로 체계화하는 것이야말로 모두에게 편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府民들이 근착하지 못한 현실 속에서 정부의 정책은 도리어 혼란을 가중시켰다. 결국 의주부는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방세 정책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정부의 조처로 늘어난 수세액을 급대하기 위해 의주부는 축동 둔전의 운영에 눈을 돌렸다. 부민들이 농업에 안착하면서도 무역 수세의 부족분을 채울 수 있는 방안이었기 때문이다. 18세기 후반에 이르면 의주부는 토지 수입으로 재정의 기초를 이루게 되었다.
그러나 축동 둔전 중심의 재정운영은 불안 요인을 가지고 있었는데 빈번한 압록강의 범람에 노출되기 쉬웠다. 잦은 수재로 인해 둔전 운영은 위협을 받았고 환곡의 加分을 통한 대책은 擧給이라는 폐단만 초래하였다. 결국 순조 10년 대홍수는 부민들에게 結役錢을 걷게 하였고 의주부의 방세정책은 위기를 맞이하였다.의주부의 방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위화도 개간이 절실하였다. 정부는 수백 년간 위화도의 개간을 불허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이제 개간을 허락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 중요했던 것은 의주부의 재정을 회복하여 의주부가 제 역할을 하도록 돕는 것이었다. 결국 순조 11년 위화도 개간은 허락되었고 그 사이 축동 둔전과 방세 정책은 회복되었다.
의주부와 정부와의 관계 속에서 의주부의 재정구조는 여러 번을 부침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호란 이후 정부에 의해 의주부의 역할이 강조되었고 의주부는 방세정책을 통해 그것을 스스로 해결해 나아갔다. 또한 후시 철폐로 인하여 무역수입이 차단되고 누전의 출세 조처로 도리어 방세정책이 위기를 맞이하였지만 의주부는 축동 둔전을 늘려가면서 재정운영의 위기를 해결하였다.
정부에서는 의주부의 방세정책이 잘못된 혹은 그릇된 정책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단속하기보다는 묵인하는 것으로 일관하였으며 심지어는 보호해 주기도 하였다. 감영의 누전 출세 조처를 받아들이면서도 의주부와 정부의 관계를 이반하지 않는 이상, 의주부와 부민과의 관계에서 의주부가 부민에게 어떻게 부세를 거두든 정부는 이에 관여하지 않음으로써 의주부의 자율성을 도리어 보장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의주부가 자율적으로 재정운영을 해결해 나가지 못한 순조 10년 대홍수의 경우 의주부에서 영조의 출세 결정을 받아들여 부민들에게 적용하면서도 정부의 위화도 개간을 촉구하자 정부가 이를 수용하는 모습은 결국 지방과 정부의 관계 속에서 재정운영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의주부의 지방재정을 보장해 주면서도 부민들의 安民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했다. 의주부의 재정운영은 그 사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
박범-조선후기 의주부의 전정 운영과 방세급대.pdf
아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