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雜記)

건양대 가는길

아현(我峴) 2009. 4. 22. 03:52
날이 맑았다.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더욱 맑았다.

공주 구시가지를 벗어나 금강을 따라 동쪽으로 길을 잡다가 23번 국도를 만나 논산 방향으로 길을 틀었다. 조금 지나 계룡면에 이르렀다. 일전에 두마면에 군사특별도시를 설치할 때 도시명을 두고 말이 많았다. 결국 지금의 계룡시가 되었는데, 가장 반발한 사람들이 있었으면 공주시 계룡면 사람들이다. 그거 그럴 것이 계룡은 이들이 먼저 사용했으니까. 힘이 있으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가져다 쓰는 게 지금 아닌가.

계룡면을 지나치면 상월면이 나온다. 상월면에 이전부터 있던 지역인지는 모르겠지만, 상월에서 산 하나 넘으면 노성면이다. 노성은 파평윤씨들로 유명하지만, 지금의 노성 읍내는 시골마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 개항기 신작로가 개설될 때 길이 노성이 아닌 지금의 상월 읍내 지역을 통과하게 되었다. 같은 지역인데 교통로가 어느지역으로 뚤리는가에 따라 달라진게 아닐까.

이 지역을 지나게 되면 왼편으로 계룡산이 보인다. 계룡산의 정상은 쉽게 구별된다. 정상에 통신시설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인데, 본래 그곳에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건축이 있었다 하는데 지금은 어찌된지 모르겠다. 지난 해에 저산 너머에 계룡대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은 적이 있다. 계룡대에 조선초기 유적들이 발굴되었다는 말을 들어서 혹 볼 수 있을까 했는데, 군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유적 추정지라고 생각되는 곳을 보긴했다. 유적지라기 보다는 폐기물 처리장 비슷한 느낌이 들었지만.

노성을 넘어서면 광석면이 나오고 이때부터 평야가 펼쳐진다. 논산시가지는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 사이에 산이 없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멀리서도 잘 보인다. 날이 놓은 날에는 논산에서도 계룡산이 잘 보인다. 논산은 거의 평야지대로 왜 이지역에 시가지가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논산천으로 물자들이 유통되었다고 하는데, 실제 논산천을 보면 정말 작다. 이 작은 냇가에 어떻게 배들이 이동했는지 알길이 없다. 반면 강경을 지나는 금강은 정말 수량이 좋다. 물론 논산역이 결정적인 원인이겠지만, 그 이전에도 살았으니, 논산역이 이곳에 만들어지게 된 경위도 아울러 알 필요는 있을 것이다.

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