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雜記)

시간강사

아현(我峴) 2010. 5. 30. 18:23

얼마전에 시간강사 한분이 자살했다.
하루 이틀 뉴스에 나오다 사라졌다.
파란지붕 사람들이 북쪽 바람을 일으키는 바람에
국민들이 누려할 권리인 선거 바람을 잠재운 이때
시간강사 하나 죽었다고 누가 관심을 가질까.
예전에는 노동투쟁을 하다 투신 자살하면 대서특필되고
사회의 관심이 한순간 모아졌는데
이제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거나, 분실자살해도
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나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것인가.
뭐 교수사회가 아주 대표적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교수들도 거의 대부분 시간강사 생활을 하다가 교수가 되는데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이상하게 시간강사가 교수가 되면
시간강사 처우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교수자리 하나가 6천만원에서 1억원한다고 한다.
교사자격증 있으면 사립학교 교사는 3~4천만원 한다니
자리값이 그 정도는 되는 듯 싶다.
조선말기(19세기)가 되면 군수나 현감, 군대의 군관자리도 사고파는
매관매직이 성행했으니
예나지금이나 크게 다르지는 않다만,
역사적인 선례로 보자면 매관매직은 매개 왕조 말기적 현상이라.
설마설마한 생각도 들긴 하다.
지극히 근대적인 것인지, 아니면 대한민국사회의 특징인 것인지
알수는 없다만
개인문제로 치부하기에는 고통이 크기 때문일까.

얼마 안되면 모를까.
대학 강의의 절반을 시간강사들이 맡고 있으니
대학경쟁력을 올린다는 발상을 한다면
시간강사를 염두해 두지 않을 수 없는데
대학정책입안자들의 생각에 시간강사 처지에 대한 고민이 조금이나마 들어있을까 싶다.

나 개인이야 교수에 대한 생각은 포기한지 오래라.
그냥 내 연구하면서
한두개 강의나 하면 족하다.
먹고살 정도의 수입과 함께.
연구도 어느정도 먹고 살아야 할 것 아닌가.
돈 나오는 곳 따로, 연구 따로, 강의 따로라면
얼마나 불행할 것인가.

아현.